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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남덕유산 눈속에 빠진날

by sane8253 2018. 2. 17.


<장수 덕유산(서봉)에서 남덕유산을 배경으로>





                                                             ◆ 산 행  지 : 남덕유산(1,507m)

                                                             ◆ 산 행  일 : 2018. 2. 13(화), 날씨 : 맑음

                                                             ◆ 산행코스 : 영각사 주차장 - 남덕유산 - 장수 덕유산(서봉) - 교육원 - 영각사 주차장

                                                             ◆ 산행거리 : 10.75km(GPS 이동거리)

                                                             ◆ 산행시간 : 8시간23분




<남덕유산 산행지도>




<GPS 이동경로>




며칠 전 이었습니다.


전 날 일기예보에 거창 기백산에 제법 많은 눈소식이 있어 올 겨울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눈꽃산행을 기대하며

기백산과 금원산을 한바퀴 돌고자 아침일찍 집을 나서 들머리 금원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던중 휴양림 입구 금원산 마을에서

 기백산(좌)과 현성산(우)을 쳐다보니 예보와는 달리 산에 눈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금원산 우측으로 일부 보이는 덕유산 능선은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더 생각 해볼것도 없이 남덕유산으로 핸들을 돌립니다. 여기서 남덕유산 들머리 영각사 까지는 22km 정도 됩니다.




차를 돌려 월성계곡따라 남령을 넘어 영각사로 갈 예정인데

문제는 이 지역에 눈이 많이와서 제설작업이 되어있지 않다면 남령을 넘을수 없을것 같아 걱정입니다.




다행히 제설작업이 되어있는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남령을 넘었고

올라올때 보다 내려갈때가 더 미끄러워 최대한 천천히 내려갑니다. 만약 역으로 올라왔다면 못 올라왔을것 같네요..





남령에서 내려가다 영각사로 바로 질러가는 길에 차량이 지나간 흔적이 있어 들어왔더니 눈이 장난이 아닙니다.





겨우 들머리 영각사 입구에 도착했는데 주차하기가 여의치않아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주차장까지는 500m 정도 되고 주차후 다시 올라와야 됩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행준비후 09:08 산행을 시작합니다.




체인 아이젠과 구형 6p 아이젠 중에 6p 아이젠을 선택합니다.

눈이 많을때는 체인 보다는 6p 아이젠이 훨씬 효과적이고 실제 오늘 이 아이젠 덕을 많이 봤습니다.





주차장에서 영각탐방지원센터로 가는데 눈이 너무 많이와서 혹시 탐방소에서 출입을 통제하면 어떡하나 걱정이네요





탐방소 입구에 국공분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는데 다행히 통제는 하지 않습니다.





입구의 입산통제 입간판을 아직 치우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입산통제가 방금 해제된것 같습니다. 아무튼 천만다행 입니다.^^ 





탐방소를 지나자 설국이 펼쳐지기 시작하고 발자국이 나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 먼저 올라간 사람이 있는것 같습니다.





암튼 멋진 눈꽃 또는 상고대를 만나 볼 기대에 X집이 흐믓합니다.^^









앞서 올라간 산님이 한분 보입니다.

그런데 눈은 엄청 많이 왔는데 고도가 높아져도 나무에 눈꽃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내가 머리속에 그리던 풍경이 아닌데..?





산님 한분과 국공 두분을 추월에서 올라갑니다.





이제 계단만 올라서면 영각재고 보통은 아래에 눈꽃이 없더라도 영각재 부터는 상고대가 형성되는데 상고대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네요.. 헐..!





영각재는 남령 갈림길이고 영각탐방지원센터에서 2.5km 지점입니다. 탐방센터에서 여기까지는 빡시게 치고 올라옵니다.





혹시나 하면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지만 역시나 상고대 소식은 깜깜무소식 이네요..ㅠ




계단을 올라와 주위를 둘러보니 상고대는 없지만 조망은 좋습니다.

오늘 애초에 가려고 했던 금원산과 기백산이 보이고 남령에서 치솟은 수리덤과 월봉산 뒤로 황석산과 거망산이, 멀리 황매산도 보입니다.    





당겨보니 금원산과 기백산에는 역시 눈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수리덤, 월봉산, 황매산





거망산, 황석산





김천 수도산에서 거창 오도산까지





거창 금귀봉, 보해산, 의상봉,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 미녀봉, 숙성산





수도산, 양각산, 흰대미산, 남산, 가야산





암릉 올라갑니다.





암릉에서 본 향적봉 방향 덕유 마루금





참으로 멋지고 장쾌한 능선 입니다.





덕유 마루금 반대쪽에는 장수 덕유산(서봉)에서 할미봉, 육십령, 영취산,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과 멀리 지리산도 조망됩니다.





당겨본 지리산





할미봉에서 백운산까지 대간 능선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설경





남덕유 정상 방향





상고대만 피었으면 정말 멋진 그림을 볼수 있었을텐데.. 아쉽..





경남 교육청 덕유 연수원





이 암릉은 주말이면 정체가 심한 구간입니다.





전망대에서 돌아보고





정상 방향





덕유 마루금





당겨본 향적봉




그런데 암릉구간이 끝나자 눈이 엄청나게 쌓여있는데

앞서간 흔적이 끊기고 등로도 보이지 않습니다. 할수없이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러셀하면서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낙타등 같은 암릉구간을 돌아보고 





11:59 힘들게 남덕유산(1,507m) 정상에 도착했습니다.(영각사 주차장에서 4.3km, 2시간50분 소요)





셀카로 정상 인증하고





백색의 덕유 마루금을 바라보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향적봉에는 상고대가 피었을까? 육안으로 봐서는 잘 가름할수가 없습니다.





서봉에서 할미봉쪽 능선




그런데 장수덕유산(서봉)을 바라보며 고민에 잠겼습니다. 출발할때는 남덕유산~서봉~연수원 코스로 산행을 계획했지만 서봉으로 가는길은

보나마나 눈이 엄청나게 쌓여있을게 뻔하기 때문에, 다시 빽해서 왔던길로 내려갈지 깊은 눈을 러셀 해서라도 서봉으로 가야할지 쉽게 결정을 내릴수가 없네요..




그사이 정상에 여러사람이 올라왔고 그 중 한분이 어디로 갈거냐고 물어 서봉으로 가고 싶지만 눈때문에 고민중 이라며 어디로 가시냐고 되물으니 서봉으로

갈려고 계획 했는데 서봉은 초행이고 눈 때문에 포기해야 될것 같다고 합니다. 잠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같이 서봉으로 동행하기로 하고 서봉으로 출발합니다.  





서봉은 주능 월성치 방향으로 잠시 내려가다 좌틀해서 내려가야 되는데





높이 쌓인 눈이 앞을 가로막고 등로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도 앞서간 흔적이 없습니다.





가로막고 있는 눈에 스틱을 찔러보니 쑥 다 들어가 버리네요.. 헐!





막고있는 눈 좌우를 찾아봐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 가로막은 눈을 헤치고 빠져나왔습니다.





다행히 시그널이 보이고 등로가 맞는것 같습니다.





푹푹 빠지는 눈을 헤치고 갈림길까지 내려오니 이정목 왼쪽에 서봉초입 시그널이 보입니다.  




동행하기로 한 산님은 뒤따라 내려오시고

과연 엄청난 눈을 헤치고 서봉으로 갈수 있을지 둘이서 다시한번 고민하다가 강행하기로 결정하고 




서봉방향 안부로 내려가는데 눈은 곳에따라 무릎에서 허리까지 푹푹 빠지고 등로는 당연히 보이지 않습니다. 

작년 1월 사월회 정산때 서봉으로 가 본 기억을 되살려 간혹 보이는 시그널과 대충 감으로 방향을 가늠해서 러셀하면서 내려갑니다.





안부로 내려가다 바라본 올라갈 서봉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렸습니다.





겨울이면 설산행을 많이 하지만 이렇게 깊은 눈을 러셀 해보기는 처음이고 체력 소모도 장난이 아닙니다.




13:03 안부로 내려와 휴식을 취하면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그런데 내려오기는 어찌어찌 내려왔는데 눈을 헤치고 서봉으로 올라갈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렇다고 남덕유산으로 다시 올라갈수도 없고..





걱정은 걱정이고 일단 동행한 산님이 준비해오신 막걸리 한잔하면서 식사를 합니다.





체력소모로 허기가 져서 그런지 컵라면 맛이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ㅎ





약 30분간 식사를 하고 13:35 서봉으로 올라가는데 우와!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눈이 허리까지 푹푹 빠져서 진도가 나아가질 않습니다.ㅠ





그사이 중년 부부께서 뒤 따라 오셨는데 역시 서봉이 초행이고 내려간 흔적따라 왔다고 하시네요





여긴 눈이 가슴까지 빠지던곳..





일단 선두가 지나간 곳은 그래도 수월한데..





아이고! 힘들어 죽을지경 입니다.ㅜ





아직 서봉까지는 400m나 더 올라가야 됩니다. 괜시리 내려왔다는 후회아닌 후회도 해보고..ㅎㅎ 





아무튼 남덕유산에서 부터 엄청난 눈을 혼자서 계속 러셀하고 왔더니 체력이 방전 엥꼬 직전입니다.





그런데 이때 건장한 남자분 일행 몇분이 뒤따라 와서 합류를 합니다.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가 봅니다.





일행중 한분이 앞장서서 올라가며 러셀을 합니다.




뒤따라 가니 살것 같네요..^^

아무튼 등로에서 살짝만 벗어나도 스틱이 손잡이까지 들어가도 모지랄 정도로 눈이 깊습니다.





조망이 트이고 남덕유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부부 한쌍이 합류하시고





처음에는 둘이서 출발했는데





이제는 동행이 작은 산악회 수준으로 불어났습니다.ㅎ





계단진입





계단에서 돌아보고
















이제 바로 위가 서봉 헬기장 입니다.










14:41 서봉(1,492m) 헬기장에 도착했습니다.





남덕유산에서 서봉까지 1.3km(GPS)에 2시간42분 이나 소요되었습니다.





향적봉 방향 배경





남덕유산 방향 배경





서봉에서 내려갈 능선.. 저기는 또 얼마나 많은 눈이 기다리고 있을까?





헬기장에서 바로 옆 서봉 정상으로 이동하는데 등로에 눈이 허벌납니다.





돌아본 헬기장





서봉 인증하고





할미봉 방향 능선따라 선두로 내려가는데 여기도  역시 눈이 엄청나네요





도대체 등로가 어디야? 어쨋던 여길 지나가야 될것 같은데..?





지나갈려고 한발 내 딛는 순간 눈이 쩍 갈라지며 와르르 무너져 내립니다.





헉!! 하마터면 눈과함께 아래로 떨어질뻔 했네요.. 아이고! 식겁이야!





조심조심 건너서





돌아보니 서봉(좌)과 남덕유산(우)이 보이고





참 눈이 어마어마하게 쌓였습니다.





목화송이 같은 눈밭도 지나고





헐~~





이거 실화입니까?ㅋ





능선 등로에 눈이 너무 쌓여 도저히 지나갈수가 없어 눈이 적은 좌우 사면으로 살살 피해서 내려갑니다.










 좌측으로 돌아서





등로에 쌓인 눈이 1.5m는 넘겠습니다. 





선두가 길을 개척하느라 잠시 쉽니다. 모두들 힘은 들지만 색다른 경험이라며 그닥 싫어하지는 않네요.ㅎ 




서봉쪽에 눈이 많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눈이 쌓여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그래도 포항에서 오신 산님들 덕분에 많이 수월했습니다. 끝까지 혼자 러셀해서 갔다면? 상상하기도 싫네요.ㅎㅎ





돌아본 서봉(좌)과 남덕유산(우)





계곡 탈출로를 지나 능선따라 계속 진행합니다.





서봉 2.1km 지점을 지나자 적설량이 적어지기 시작합니다.





헬기장을 지나





육십령 5.2km 지점에서 좌측 지능선따라 연수원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여긴 눈이 그닥 많지 않네요










경상남도 교육청 덕유 연수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여기서 부터 주차장까지는 도로따라 편하게 내려갑니다.




17:33 영각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을 종료합니다.

휴식시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10.75km거리를 8시간23분이나 소요될 정도로 산행이 힘들었지만 원없이 눈속에 빠지고 굴러본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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